축농증의 진짜 이름, 부비동염

축농증은 일반적으로 맹맹한 콧소리를 내며 콧물이 지속적으로 나는 증상으로 정확한 의학명칭은 부비동염이다.
부비동이란 코의 아래쪽 및 주위를 감싸고 있는 4쌍의 빈 공간으로 성장과 함께 발육하면서 사춘기가 되면 거의 완성된다. 부비동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는 대부분 코의 것과 같으며, 부비동의 분비물은 코로 나오게 된다. 소아가 감기 등 상기도염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앓을 경우 부비동의 배출구가 막히고 감염이 이곳으로 퍼지면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부비동 내에 고름이 고였다고 하여 축농증이라 불렀다. 이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축농증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부비동염은 전인구의 14.7%가 앓고 있을 정도로 가장 흔한 만성질환이다. 감기 증상이 평소보다 심하거나 10일 이상 지속된다면 부비동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흔히 증상으로는 딱딱하고 누런 콧물이 나오고, 두통, 안면 충만감, 충혈, 피로감과 발열, 후비루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부비동염을 앓을 경우, 4쌍의 부비동 중에서 상악동과 사골동이 주로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세균 감염 혹은 코 속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

부비동염은 급성과 만성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급성 부비동염은 대부분 세균 감염에 의한 증상으로 흔히 감기의 후기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급성비염, 급성비인두염, 급성상 기도감염 등과 같은 코 감기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 코 주변의 부비동(뼈로 둘러싸인 공기주머니)으로 염증이 진행되어 고름이 고인다.
감기에 의한 가벼운 바이러스성 부비동염은 감기가 치료되면서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레르기에 의한 것은 자주 재발될 수 있으며, 세균 감염이 의심될 경우에는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급성 사골동염이 있을 경우 눈 주위에 봉와직염(cellulitis)이 발생하고, 뇌경막 또는 경막하 농양, 수막염, 해면동 혈전증, 시신경염과 골수염 등이 합병될 수 있다.
코 속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만성 부비동염은 비중격만곡증, 비후성 비염, 물혹(비용종), 코안의 종양 등이 있을 경우 만성 질환으로 발현된다. 세균 감염에 의해 생길 수 있으나 흔히 기관지 천식처럼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생각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성 부비동염을 가진 연구 대상 소아환자의 절반 이상이 면역계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외에도 비강 내 좁은 배출로 또는 종양 등에 의한 비강 폐색 또는 휘어진 비중격 등의 비강 내 구조적 문제도 재발성 부비동염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약물 치료 이외에 가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항생제, 내시경 수술로 축농증 안녕!

부비동염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와 필요한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원칙은 막혀있는 부비동의 자연공을 열어주어 부비동의 환기 및 배설을 유지하는 것이다. 급성 부비동염이나 소아의 경우는 항생제 등의 약물 치료가 우선이며, 생리식염수를 이용하여 코 안을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는 우선 항생제를 3-8주간 투여하게 되며 염증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가 원칙이다. 최근 들어 내시경수술이 발달하면서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비동염은 내시경을 이용하여 수술하게 된다.
부비동 내시경수술은 안전성과 수술 후 효과, 환자의 편의성을 고려할 때 가장 일반적인 수술방법이다. 내시경을 이용하여 가깝게 관찰하면서 부비동과 폐쇄된 배출구 부위를 최대한 넓혀준다. 내시경 수술 시 병소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비점막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치료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수술 후 통증, 출혈 위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얼굴이 붓지 않으며 식사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부비동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며 급성 부비동염이 생기면 빨리 치료해야 한다. 아울러 평소 코를 세게 풀지 않아 중이염 등 다른 문제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성원 - 더웰의원 원장)